2012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가다!

회사 근처인 삼성역 코엑스에서 디자인페스티벌이 개최된다는 현수막을 보고 디자인팀
전원이 오전근무만 하고 코엑스로 출발했다.
넓디 넓은 코엑스이기때문에 전시회를 관람하기 전에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디자인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전시장을 찾아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갔다.
다행히 평일에 와서 그런지 여태까지 가봤던 전시회 중에서는 관람객이 적은 느낌이었다.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의 주제는 ‘디자이너가 미래의 자산이다’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신예 디자이너의 ‘디자이너프로모션’을 메인으로 배치했다고 한다.

우선 전시회장을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우산을 들고 있는 다양한 모양의 픽토그램들인데 이곳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어서 사진 한번 찍으려고 입구에서 핸드폰을 들고 서 있다 겨우겨우 찍었다. 나중에 보니 다른 곳에도 우산을 든 픽토그램들이 있어서 좀 허탈하기도 했었다. 우산을 든 픽토그램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돌면 각 분야의 신예, 기성 디자이너들의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부스 안을 보니 독특한 제품들도 많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것들도 많았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 번째로 들어가자마자 보았던 어디서든지 흔히 볼 수 있는 벽걸이 달력디자인이다.
달력을 물감이 뭍은 붓 모양으로 만들어 물감부분에 날짜가 쓰여있고, 그날의 계획을 적을 수 있게 해놓은 것이나 옷걸이에 옷이 걸린 모양의 달력으로 옷 부분에 숫자가 써있어서 달이 지나면 새 옷을 갈아 입는 것처럼 뜯어내면 되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귀여운 디자인의 달력들이 있었다.

두 번째는 벽시계 디자인이다.
디자인페스티벌에 걸맞게 다양하고 예쁜 벽시계들이 많았다. 그 중에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쇼핑백에 시침과 분침을 달아 놓은 시계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시계 디자인이 질렸을 때는 집에 돌아다니는 쇼핑백을 활용해 디자인을 바꿀 수도 있고 환경을 생각하는 일석이조의 실용적인 시계였던 것 같다.

세 번째는 우산을 소재로 만든 아트오브제이다.
하나의 주제 아래 여러 디자이너들이 펼치는 디자이너스랩에서 우산을 소재로 아트오브제를 만든 것으로 전시회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우산을 가지고 다양하게 디자인을 했는데 우산을 써도 비에 젖을 것 같은 나뭇가지로 만들어진 듯한 우산과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들이 사용할법한 우산디자인이 제일 눈길을 끌었다.

네 번째는 청년 디자이너의 신한카드 디자인이다.
마치 구름 속에서 내리는 빗줄기처럼 파란 풍선들 사이로 길다란 줄에 카드를 매달아 놔서 눈에 띄었다.
청년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카드로 각 카드마다 다양한 일러스트들이 그려져 기존의 카드와 달리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다. 부스 한 켠에는 카드에 그려진 일러스트들을 엽서로 만들어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게끔 해놓았다.

마지막으로 특별전시인 농사와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가진
패키지 디자인이다.
여태까지 본 농산물과 수산물 패키지 디자인을 봤을 때 조잡하거나 촌스러운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 농산물 모양을 그대로 포장에 활용해 포장만 보고도 이게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패키지 디자인이나 아이콘과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패키지 디자인을 보니 참신하기도 하고 깔끔해서 농산물과 수산물이 들어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위에 설명한 것 이외에도 네이버 부스에 전시 되어있던 웹페이지의 그리드 변천사, 재활용으로 만든 신발이나 가방들, 가장 많고 흔했던 스마트폰 케이스와 양말 패턴디자인, 양말의 포장 디자인 등등… 패션, 가구, 공예, IT까지 다양한 분야의 전시들이 이뤄졌다. 특히 올해는 신예 대학생 디자이너들이 전시에 참여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디자인 작품들이 많았다.
그리고 전시회 구석 한 곳에서 각 대학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의 졸업작품 전시회도 하고 있었는데, 나도 산업디자인과를 졸업 해서 그런지 학생 때, 졸업작품 전시회를 하던 모습이 떠오르며 잠깐의 향수에 젖기도 했다.
오랜만에 전시회에 가서 각 분야 디자이너들의 디자인 작품을 보고나니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창작이라는 쉽지 않은 길에 들어선 한 사람으로서 모든 디자이너들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나 또한 이들처럼 참신하고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이 글은 이쯤에서 마무리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