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를 자르기 위해 미용실에 가보면 참 여러 유형의 고객을 발견하게 된다.
앞머리, 옆머리 심지어는 뒷머리 모양까지 자세히 언급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자세히 설명하는 유형이 있는가 하면, ‘보기 좋게 잘라 주세요’, ‘너무 짧지 않게 잘라 주세요’ 등 매우 추상적인 요구를 하는 고객들도 있다. 심지어는 ‘알아서 예쁘게 짤라 주세요’ 하는 고객들도 꽤 있다.
그렇다면 요구사항을 달리하는 그 차이는 무엇일까? 성격의 차이일까? 일부 개인 성향의 차이도 있겠지만 아마도 머리 스타일에 대한 개인이 갖는 중요성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구체적인 요구를 하는 사람일수록 머리 스타일에 대한 중요도를 매우 높게 생각하는 사람일 것이고 그것이 잘못 되었을 경우 개인이 느끼는 실망감 또한 매우 큰 사람일 것이다. 또한 평소에 헤어 스타일에 대한 정보와 관심도 매우 클 것이다.
미용실 원장에 의하면,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고객일수록 잘 응대하면 단골 고객이 될 확률이 많으며 동네 입소문도 잘 해준다고 한다. 오히려 말없이 와서 머리를 자르고 맘에 안 들었는지 다음에는 소리 없이 안 오는 유형이 많다고 한다.
기업에 있어서의 고객응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기업의 상품, 서비스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들을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매우 꺼려한다.
그러나 미용실의 사례와 같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일 수록 그 상품, 서비스에 대한 개인이 느끼는 중요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고 해당 상품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지식도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고객들이 상품,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소리 없이 이탈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불만을 제공하는 고객들이 그러한 말없는 고객들의 대변자라고도 볼 수도 있다.
물론 기업을 상대로 악의적인 불만을 제기하는 블랙 컨슈머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을 응대하다보면 무조건적인 불만이 아닌 기업이 놓치는 부분을 지적하는 고객이 의외로 많다.
최근의 기업은 고객센터, 콜센터, 홈페이지,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채널은 다양화 되었으나 아직도 고객의 문제제기나 불만을 하찮은 일로 여기거나 그때 그때 일회성 처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최근 현대차가 미국에서의 공인연비 조작으로 많은 배상금 지불과 기업 이미지 훼손의 결과를 가져온 기사를 보았다. 토요타 리콜 사태를 보듯이 그러한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몇몇 적극적인 소수의 고객을 통해 문제 제기가 되었었다. 이러한 결과는 적극적 컨슈머의 요구를 무시하고 일회성 문제로 취급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 된다.
지금부터라도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들을 오히려 자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감시하고 조언해주는 서포터로 생각해야 한다.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응대하고 상품 서비스에 반영하는 노력을 한다면 그들은 동네 미용실 입 소문을 내주는 고객들처럼 기업의 성장과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는 서포터가 될 것이다.